시와 글

알랭 드 보통 <불안 Status Anxiety>, 정영목 옮김

안에서나를봐 2011. 1. 26. 18:52

 

 

 

 

차례

 

정의

 

원인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해법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

 

정치

 

정치적 변화 

 

1

사회적 위계 때문에 아무리 기분이 상하거나 난처해지더라도

우리는 그런 위계가 너무 뿌리가 깊고 너무 견고하게 자리를

잡아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그 위계를

지탱하는 공동체나 신념들을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이런 위계가 자연스런운 것이라 생각

하여 체념을 하고 그냥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

 

7

지위와 관련된 근대의 이상에 담겨있는 이데올로기적 요소는

19세기의 인종이나 성에 대한 발언처럼 노골적인 태도를 드러

내지 않는다. 그런 요소는 이제 웃음을 지으며 무해해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요소는 훌륭한 삶을 영위

하는 방식에 대하여 편파적인, 또 때로는 편견에 사로잡힌 관

점을 전과 다름없이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은 훨씬 정밀

하고 의식적인 검토를 받아 마땅하다.

   사회의 어디에나 존재하는 진술과  이미지에서는 메시지들

이 쏟아져 나오며, 이것은 생각보다 쉽게 우리에게 스며든다.

일요일 신문을 읽으면서 그 내용을 빨아들이고 나서도 그 시간

에 야콥 부르크하르트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명Geschichte

der Renaissance in Italien>이나 바울의 <갈라디아서>를 

읽기라도 한 것처럼 우선순위에 대한 감각과 욕망이 전혀 변하

지 않은 채 똑같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그런

신문의 위력을 대단히 과소평가하는 것이다(막스 베버는 일

요일 신문을 읽는 의식이 교회에 가는 의식을 대체했다고 보

았다).

 

8

정치적 관점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해다. 분석을 통하여 이데올로기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님을

밝혀 그 뇌관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어리둥절한 채

우울한 표정으로 대응하던 태도를 버리고, 눈을 똑똑히 뜨고

그 원인과 결과를 계보학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해보면 지위와 관련된 근대의 이상 역시 자연스럽지

도 않고 신이 주신 것처럼 보이지도 않게 된다. 그것은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 생산과 정치 조직의 변화에서 생겨

난 것이며, 그 이후 유럽과 북미로 퍼져나갔다. 신문과 텔레비

전에 주입되어 있는 물질주의, 기업가 정신, 능력주의에 대한

열망은 체제의 키를 쥐고 있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한다

("모든 시대의 지배적 관념은 늘 지배계급의 관념이다").그리고

다수는 이 체제에 의해 생계를 유지한다.

   이렇게 이해한다고 해서 지위와 관련된 이상 때문에 생기는

불편이 기적적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정치적 어려움을 이해

하는 것은 기후 위성으로 기상 상태의 위기를 파악하는 것과

같다. 그것이 늘 문제를 막아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거기에

접근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유용한 것을 가르

쳐준다. 그 결과 피해의식, 수동적 태도, 혼란은 현저하게 줄어

든다. 욕심을 내보자면, 이해는 사회의 이상들을 바꾸거나 그

것과  씨름해보는 첫 단계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것만으로도

죽마를 신고 다니는 사람들을 아무런 회의 없이 무조건 숭배하

고 존경하는 경향이 조금이라도 줄어든 세계를 만드는 데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