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

창랑의 물이 맑으면 - 신영복 에세이집 <처음처럼>

안에서나를봐 2009. 12. 25. 23:34

 

창랑의 물이 맑으면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滄浪淸濁 "

 어부漁夫의 노래에는 이상과 현실의 갈등에 관한

 오래된 고뇌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맹자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이끌어냅니다.

 "물이 맑을 때는 갓끈을 씻지만

 물이 흐리면 발을 씻게 되는 것이다.

 사람도 스스로를 모욕한 연후에

 남이 자기를 모욕하는 법이다.

 하늘이 내린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은

 피할 수 없다고 한

『서경書經』의 구절도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